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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 하나의 밤

조회 수 1534 추천 수 0 2014.12.31 21:38:19


어두운 밤 홀로 동네를 빙빙 걷던 그 날들이 떠오른다.
조금은 축축한 공기와 어두운 조명아래서의 적막함도 떠오른다.
술에 취해 펑펑 울던 밤도, 침묵할 수 밖에 없던 부끄러운 날도 떠오른다.


진작 한 해를 정리할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, 
앨범 막바지 작업에.. 연이은 공연에.. 
결국 마지막 날까지 꼭꼭 채우고나서야 이런 고요한 시간이 허락되는구나. 
언제나 나의 청춘, 토이의 CD를 걸어두고 시간을 돌아본다.


애썼지만 결국 난 내 기대와 바람보다 작은 사람이었다.
내 몸 하나 챙기기에도 부족했고, 나 하나 잘하기에도 벅차 주변사람들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별 수 없는 사람이었다. 
두 장의 싱글, 두 장의 앨범, 그리고 크고 작은 공연들을 이뤄내면서 감정의 고저는 있었지만 그 속에서 늘 허전했고 아쉬웠다.  


고치고 싶은 나쁜 습관은 좀처럼 고쳐지질 않았고, 
조심하려고 해도 행동보다 말이 앞서 나갔던 적이 많았고,
약속했던 일들을 지키지 못한 때도 있었다. 


그래도 그 모두가 내겐 정말 잘하고 싶던 날들이었다.
어둡고 불안하고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도 늘 힘차게 달리던 날들이었다.
그래서 이뤄낸 결과물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적어도 비겁하진 않은 해였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본다.


내년엔 좀 더 정갈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진한 발자취를 새길 수 있는 시간들이 가득하길 바래보며, 
부드러운 겨울 피부를 위해, 사우나를 다녀와야겠다. 




P.S .. 
한 해동안 '김은태'의 음악을, 이야기를, 목소리를 아껴주신 여러분들, 정말 감사드립니다.
내년엔 더 좋은 모습으로 많이 많이 들려드릴게요. 함께하고 싶은 그런 이야기들이 많아요. 
이곳 저곳에서 만나뵐 수 있는 기회가 가득하길 바래봅니다.

다가올 해에는 우리 정말 아프지말고, 건강 그 자체로 아름다운 날들 많이 만들어가요 ! 


또하나의밤.jpg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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